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의 부등호 비교, 과연 필요한 것일까?
해당 분석글은 달콤한 캬라멜연구소와 츄잉에서 동시 연재되는 분석글입니다.
원문 : http://caramelteamblog.tistory.com
최근 원피스/나루토/블리치로 불리는 인기 챔프 3대작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원피스는 2년 후 밀짚모자 해적단의 성장과 트라팔가 로우, 돈키호테 도플라밍고의 등장과 더불어 혁명군 사보와 해군대장 후지토라까지 등장하며
그야말로 새로운 캐릭터들의 정면승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인만큼 독자들의 호응도 점점 커지고 있죠.
여기에 나루토도 거의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나루토와 사스케 등 메인 캐릭터들의 능력이 최대치로 오르면서 마지막 결전을 벌이고 있죠.
여기에 과거 영웅들이었던 호카게들과 우치하 마다라, 그 외 각종 인물들이 예토전생으로 되살아나는 등 마지막 에피소드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블리치 역시 최종장 답게 퀸시 에피소드가 추가되어 반덴라이히와 사신, 그리고 웨코문도의 에스파다까지 총출동하며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월등한 적의 능력과 주인공들의 버프,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들의 연이은 등장과 전투씬은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죠.
그런데 요새 이런 추세여서 그런걸까요? 각자 캐릭터들의 부등호 놀이가 점점 열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원피스의 경우에는 가장 흔한 부등호가 다음과 같습니다.
로우와 조로 (로>조, 로=조, 로<조) 샹크스와 미호크 (샹>미, 샹=미, 샹<미) 사보와 해군대장 (사>대, 사=대, 사<대) 사보와 도플라밍고 (사>도, 사=도, 사<도) 루피와 조로와 상디 (루>조>산, 루=조>산, 조>루=산...) (그 외의 여러 부등호 공식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부분만 적겠습니다.) |
물론 츄잉의 원피스게시판 뿐만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부등호 공식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누가 강한가, 누가 압도적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죠. 그렇다면 이런 것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부등호 놀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은 우리가 보는 영상매체로서 상상을 돕는 역할을 하죠.
예를 들어 우리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볼 때 그 다음 화에 대해 예상하고 추측해본다거나 하는 모든 상상은 애니메이션의 묘미이자 백미입니다.
즉, 부등호 놀이 역시 캐릭터와 캐릭터가 맞붙었을 때를 상상하면서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상상의 나래는 충분히 가능하며, 그런 것을 제한할만큼 자유가 억압되어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부등호 놀이는 긍정적으로 활용할 경우 여러 고퀄리티의 연구글을 만들어내는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루피와 조로와 상디를 비교하는 연구글을 비교적 잘 활용할 경우 각 해적선 내에서의 위치와 권력, 그리고 앞으로의 향후 행보를 추측할 수 있죠.
나아가 다른 독자들도 흥미를 더해갈 수 있습니다. 누가 이길 것인지 상상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것은 토론의 장이 됩니다.
당연히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와 떡밥들이 더욱 증가하고, 우리들이 본격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현재 부등호나 캐릭터 비교 등의 상황을 면밀히 보자면 이런 긍정적인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1. 우리가 작가가 아닌 이상 100% 확실한 설정은 없다.
우리가 흔히 팩트, 100%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데요. 지금 논쟁을 벌이고 있는 많은 분들도 자주 쓰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그 설정을 알 수 있을까요? 애초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재 미호크와 샹크스가 맞붙을 가능성, 루피와 조로, 상디가 서로 맞붙을 가능성 등은 애초부터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들이 서로 맞붙지 않는 한, 작가가 직접 그 장면을 그리지 않는 한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의 캐릭터에게 능력치를 공식적으로 설정하고 그것을 책으로 발간하였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대개 그런 작품은 없습니다.
하물며 현실의 프로 격투기 경기를 보아도 반드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전 우승자가 승리하나요?
아니면 랭킹이 높은 사람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공식이 있는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능력에 따라, 상성에 따라, 환경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 싸움의 행방이고 결말입니다.
결국 우리가 '반드시 OO가 이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이 그 캐릭터를 좋아하고 이겼으면 하는 생각을 표출하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생각을 절대적인 논리로 치부하여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결국 논리가 될 수 없으며, 당연히 반대편의 사람도 납득을 하지 못하고 반박을 하게 되어 싸움만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예를 들어서 현재 작중에서 실제로 싸우고 있는 사보와 후지토라의 싸움의 결말에 따라 사보와 해군대장의 부등호에 결말이 정해진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실제로 이번 원피스 757화에서도 "으으윽" 하는 대사나 사보의 상처 등으로 엄청나게 부등호와 비교가 난무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것 역시 누구나 반박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사보가 이긴다고 한들 다른 해군대장은 다르다는 논리로, 사보가 루피의 의형제로서 버프를 받았다는
그런 식으로 둘러댈 수 있고, 해군대장이 이긴다고 한들 사보는 혼자였다, 혼자서 절대 다수의 해군을 상대했으니 더 강하다는 식으로 둘러댈 수 있습니다.
(위 예시는 제 의견이 아닙니다.)
결국 작가가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는 한 이 싸움은 영원히 지속되고 누구 하나 맞는 논리가 될 수 없습니다.
무의미한 분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의미입니다.
2. 캐릭터들간의 비교와 부등호, 남는 것은 무엇인가?
흔히 캐릭터들간의 비교와 부등호를 밖으로 표출하면서, 자신의 논리가 절대적이라고 설정하고 상대방을 비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비방을 하면서 결국 우리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미 자신의 논리가 절대적이고 다른 사람들의 논리는 절대 가능하지 않다는 설정을 한 상태로 비방을 한다면
그 논쟁은 절대 끝이 날 수 없으며, 영원히 반복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논리가 없는, 의미 없는 비방을 되풀이하다보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결국 승리라고 하는 것도 상대방이 오랜 시간에 의해 지쳐 제풀에 사라지는 것일 뿐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증오하며 상대방을 마치 논리가 전혀 없는 몰상식한 인간으로 몰아갑니다.
자신의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을 상대방에게 표출하여 분쟁을 유도하는 것은 어그로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3. 애니메이션, 그것은 우리가 즐기기 위해서 보는 것입니다.
분쟁이 발생하고 자신의 논리를 억지로 주장하면서 싸우시는 분들은 대체로 상대방이 왜 반박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논리는 당연히 지당하고 공식적인 사실인데, 그것을 반박할 수 있다는 그 사실 조차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OO충' 등 캐릭터 뒤에 벌레를 의미하는 '충'을 붙여 상대방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우리가 애니메이션을 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순히 무논리에 입각한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끊임없는 욕설, 싸움을 반복하기 위해서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즐기기 위해, 우리의 재미를 위해 보는 것입니다.
서로가 각자 재미를 갖고, 흥미를 가지며 애니메이션을 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상대방이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자신만의 논리로 싸움을 걸고 비방을 하는 걸까요?
절대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는 개인의 자유겠지만, 그런 행위는 독자들에게 있어서도 전혀 무가치한 일이며,
다른 독자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민폐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즐기기 위해, 흥미를 얻기 위해 보는 것이지 싸움을 위해 보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되새겨 보는 것이 어떨가요?
4. 우리가 애정을 갖는 캐릭터, 그것은 작가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런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자신의 애정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들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캐릭터가 다른 사람들이 주장하는 캐릭터들을 모두 압도할 수 있는 강한 캐릭터라면 자신도 그만큼 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일종의 보상심리가 바로 이런 류에 해당이 됩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작가가 애정을 갖고 열심히 만든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원피스나 나루토, 블리치 등 연재하는 작가들이 건강 상 이유로 휴재를 한다고 하면 건강하게 돌아오길, 빨리 연재가 재개되길 기원합니다.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하면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것이 작가들의 이름일 정도로 애정이 많죠.
작품에 대한 애정, 작가에 대한 애정,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도 누구보다 많으신 분들이 바로 우리 독자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들은 작가들에게 있어서도 정말 소중한 존재들일 것입니다.
자신이 연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보는 캐릭터에게 갖는 애정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애를 써서 공들여 만든 작품을 누군가가 손쉽게 훼손한다면 기분이 매우 나쁜 것과 같겠죠?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캐릭터일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캐릭터를 약한 캐릭터라 폄하하고 모독하며,
마치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은 절대악에 가깝고, 그 캐릭터는 절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길 수 없다고 정의해버리는 것은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무례, 그리고 나아가 작품 전체에 누구보다 애정을 갖고 살아가는 작가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이 됩니다.
5. 어떤 캐릭터도 쓸모 없는 캐릭터는 없습니다.
서로 비교하고 분쟁하며, vs류의 글을 올리며 싸우는 분들 중 몇몇 분들은 캐릭터가 쓸모가 없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어떤 캐릭터도 작품에서 쓸모 없는 캐릭터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작가가 등장시키지 않았겠죠.
등장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무언가 활약을 하고 작품 내에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서비스 씬으로 잠깐 등장시키는 캐릭터들도 있겠지만 그런 캐릭터들은 분쟁에서 거의 논외 대상이니까요.
우리가 캐릭터를 쓸모 없다고 비방하고, 약하다고 폄하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작품 내에서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한번씩이라도 해내곤 합니다.
애니메이션을 갖고 분쟁을 가지시는 분들, 상대방에게 있어 그 작품이나 캐릭터는 애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을 이해해주고, 그 사람도 자신의 논리를 이해해주는 모습이야말로 서로가 편하게 공존할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요?
結. 캐릭터끼리의 부등호로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늘 서로간의 캐릭터를 비교하고 vs류의 글을 쓰거나 부등호를 그려가며 분쟁을 벌이곤 합니다.
이것을 100%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것을 위한 글도 아님을 필자는 분명히 이 결론에 밝혀둡니다.
다만 한 번쯤은 생각해보세요. 포럼게시판에서, 연구게시판에서 다른 독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글이 반드시 부등호와 vs로 도배된 글만 있을지,
아니면 어쩌면 정말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와 떡밥, 그리고 의견을 공유하는 글이 있을수도 있을지.
저 역시 제가 반드시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등호놀이나 vs류의 글도 분명 이점도 있습니다. 앞부분에 써놓았지만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포럼게시판과 연구게시판이 단순히 부논리하며 자신의 논리가 100% 맞다고 주장하는 분들의
싸움의 장소로 마련된 곳은 아님을 다시 한번 되새겨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즐기기 위해 보고 있습니다! 싸우기 위해 보고 있는 것은 아니죠!
부등호나 분쟁은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애니메이션이라는 본질을 바라보는 독자들이 되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아가 서로를 인정하고 분쟁을 줄여나가는 독자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결론을 마칩니다.
이상 소소하고 부족한 필자, 글을 마칩니다. :)
캬라멜 연구소 팀장 한겨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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